Discover칼럼[김현아] 통일만큼 힘든 통일 지우기
[김현아] 통일만큼 힘든 통일 지우기

[김현아] 통일만큼 힘든 통일 지우기

Update: 2024-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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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아 대학교수 출신 탈북민
<figcaption class="image-caption">김현아 대학교수 출신 탈북민</figca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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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서 조국통일민주주의전선을 해체했다는 뉴스가 보도됐습니다. 김정은이 2023년 남북관계를 적대적 관계로 규정한 후 올해 1월에 6.15공동선언실천 북측위원회, 조국통일범민족연합 북측본부, 민족화해협의회, 단군민족통일협의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민족경제협력국, 금강산국제관광국 등을 해체한 데 이어 남아있던 마지막 조직인 조국통일민주주의전선까지 해체한 것입니다.


 


조국통일민주주의전선의 전신은 1946년 북조선노동당을 중심으로 13개의 정당 사회단체가 망라되어 조직된 북조선민주주의민족통일전선(북민전)입니다. 조직은 자기의 사명을노동계급이 영도하는 노농동맹에 기초하여 조국통일을 지향하는 우리나라의 모든 애국적 민주주의 역량을 묶어세운 강력한 정치적 조직체로 규정했고 실제로 해방 후 북한의 국가건설과 통일정책을 실현하는 데서 핵심적 역할을 해왔습니다. 이 조직의 해체로 통일 지우기를 위한 조직적 조치는 일단락되었습니다.


 


통일 지우기 정책은 북한이 사회주의시조로 받드는 김일성의 유훈을 전면 부정하는 것으로, 북한주민들조차 받아들이기 힘든 것입니다. 그래서 최근 북한에서는 통일 지우기 정책에 대한 발언을 주의하라는 내적지시까지 하달하고 있습니다. 북한 당국이 이렇게 주민정서에 역행하는 반통일정책을 공식적으로 추진하게 된 것은 북한의 발전이나 주민들을 위해서가 아닙니다. 이는 남한으로 인한 체제 위협을 막고 김정은 정권을 지키자는 데 그 목적이 있습니다. 북한의 반통일정책은 남한지우기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북한은 2020년 남북공동협력사무소 폭파를 시작으로, 3대 악법으로 불리는 반동사상문화배격법, 청소년교양보장법, 평양문화어보호법 채택, 조국통일3대헌장기념탑 철거 등을 통해 주민들의 머릿속에서 남한을 완전히 지워 버리기 위한 강력한 정책을 폈습니다. 그러나 통일정책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남한을 완전히 지워버리는 것이 불가능했습니다. 그래서 다음 순으로 통일정책 자체를 폐기하는 정책으로 나아간 것입니다.


 


북한의 반통일정책은 체제수호 정책이어서 호전성을 동반하고 있습니다. 김정은은 통일 지우기에 맞추어 핵․미사일 개발 추진을 가속화하고 연이어 인민군부대들을 찾아 전쟁열을 고취하고 있으며 남한에 핵과 포탄을 날리겠다는 호전적 발언을 남발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바라는 대로 통일 지우기, 남한 지우기가 가능할까? 지금까지 역사를 보면 가장 강력한 사회적 집단은 민족과 종교적 동일성에 기초한 집단입니다. 동유럽사회주의국가들이 붕괴할 때 내전이 일어나고 국가가 분열된 곳은 민족 또는 종교가 다른 지역들이었습니다. 이는 민족이 그만큼 강렬한 집단감정이라는 것을 말해줍니다. 특히 우리민족은 단일민족으로 한 지역에서 수천 년을 함께 살아왔기 때문에 민족성이 매우 강합니다. 그러므로 남과 북은 서로 합치는 것 못지않게 갈라지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북한이 통일 지우기 정책과 호전적인 전쟁준비 정책을 병행하고 있는 현실이 그를 확인해주고 있습니다.


 


지난 기간 우리 민족이 남북통일을 간절히 바랐던 것은 친 혈육이 헤어져 살아야 하는 비극을 없애자는 것과 함께 총을 겨누고 항시적인 전쟁상태에서 사는 것을 바라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요즘 통일에 무관심한 남한의 청년세대도 통일을 해야 할 첫 번째 이유로전쟁의 위험을 없애기 위해서를 듭니다. 북한이 통일을 하지 않으려고 전쟁준비를 하면 남한은 전쟁을 하지 않기 위해서 통일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북한 주민들의 마음속에 깊이 자리잡은 통일도 지우기 쉽지 않을 것입니다. 또한 세계가 나날이 개방되고 있어 남한 지우기도 쉽지 않습니다.


북한의 통일 지우기는 통일하기 못지않게 어려운 과정이 될 것입니다.


 


** 이 칼럼 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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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아· 대학교수 출신 탈북민